맑은내일 소식 뉴스
막걸리 10여종, 약주-청주 5종, 증류주(올해 신상품 포함)도 10종 넘어
1945년 사화정미소가 시작, 78년 역사의 발효기술로 술, 가공식품 만들어
연간 쌀 300톤, 단감 120톤 등 제품 원료 대부분 인근 지역 농산물 사용
술 찌꺼기로 발효퇴비 만들어, “자원 선순환구조 만들고 싶다”
입력 2023.02.08 13:22 경남 창녕의 양조장 ‘우포의 아침’이 작년 8월 편의점 CU와 손잡고 내놓은 증류식소주 ‘빛소주’가 2030 소비자 사이에서 반응이 좋다. 출시 첫 한달 여만에 누적판매량 10만병을 돌파, CU 프리미엄 소주 프리미엄 카테고리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최근까지의 누적치로는 벌써 40만병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빛소주는 알코올 도수 24도와 32도 2개 제품이 있는데, 오크칩을 넣어 숙성한 32도 제품은 ‘쌀로 만든 증류식소주인데도 위스키 색, 향, 맛이 난다’, ‘위스키보다 더 위스키같다’는 호평을 듣고 있다. 빛소주의 장점은 첫째, 청정 원료다. 빛소주는 양조장에서 차로 5분여 거리에 있는 청정 우포늪 인근서 재배한 쌀을 원료로 사용한다. 우포늪이 어떤 곳인가? 1억4000만년 전, 인류가 살기도 전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대의 자연습지다. 1998년 국제습지조약 보존습지로 지정될 정도로, 청정지역으로 유명하다. 2008년 창원에서 열린 람사르총회에서 창원 주남저수지와 함께 총회 공식 탐방지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우포의 아침 박중협 대표. 2006년부터 3대 사장을 맡아 매출 120억(작년)을 달성한 주역이다. 올해 매출 목표는 175억원이다. /박순욱 기자 두번째는 80년 남짓된 발효기술이다. 1945년 사화정미소를 기점으로 78년 동안 쌓아온 발효기술로 쌀발효주를 빚어, 요즘 트렌디한 양조장에서 많이 쓰는 감압증류방식으로 증류주를 내린 제품이 빛소주다. 세번째는 착한 가격이다. 24도 빛소주(375미리)가 7,900원, 32도 빛소주는 1만2,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우포의 아침 박중협 대표는 “중간 도매상을 끼지 않고 CU 본사와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경쟁업체 제품보다 적어도 30% 정도는 저렴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은 오크 숙성 방법이다. 빛소주 32도는 국내 출시된 오크소주 중 드물게 ‘오크칩 숙성’ 술이다. 오크통에 넣어 오랫동안 숙성하는 전통적 ‘오크 숙성’ 대신 오크통을 잘게 자른 오크칩을 증류원액과 함께 넣어 단기숙성하는 숙성방식으로 만들었다. 박 대표는 “포르투갈에서 수입한 오크칩 여러 종류를 섞은 뒤 증류원액이 든 스테인리스통에 넣어 한달 정도 숙성한다”고 말했다. 오크칩 숙성의 가장 큰 장점은 숙성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오크통 숙성은 적어도 1년 이상은 돼야 오크향이 증류원액에 스며드는데, 오크칩을 사용할 경우, 한달 정도만 돼도 오크 숙성이 거의 완성된다. 오크 나무를 잘게 자른 오크칩은 액체인 술과 접하는 부분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빛소주 32도는 오크칩에서 한달간 숙성한 뒤 병입한다. 반면에, 화요 xp, 마한오크, 문경바람 오크를 비롯한 국내 오크 숙성 증류주들은 적게는 1년, 많게는 3년 이상 오크통에서 숙성한 제품이다. 우포의 아침 빛소주32에 들어가는 다양한 오크칩들. 포르투갈산이다. /우포의 아침 물론, 오크칩 증류주는 오크통에서 장기숙성한 술에 비해 오크향이 깊고 부드럽지는 못하다는 평이다. 빛소주 32도 제품 역시, 오크통 숙성 술에 비해, 술을 마시고 난 뒤의 오크향 여운이 그리 길지 않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러나, 요즘 MZ세대들이 싱글몰트 위스키같은 개성있는 위스키에 열광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착한 가격의 오크칩 숙성 증류주들이 세상에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출시돼, 순항 중인 빛소주의 명성을 이어나갈 후속 증류주는 단감 브랜디인 ‘하늘 아래서’다. 올해 2월 초에 출시됐다. 배우 겸 가수 김민종의 노래 제목 ‘하늘 아래서’에서 이름을 땄다. 일종의 ‘셀럽 콜라보’ 제품이다. 2021년말에 나온 단감와인 ‘단감명작’을 증류한 술이다. 알코올 도수는 24도다. 전통주 전문가 전진아 박사(다울프렌즈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단감이 갖고 있는 고유한 향과 풍부한 맛을 그대로 증류주에 녹여낸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말했다. 단감은 국내 생산 과일 중 유일하게 생산량 세계 1위를 자랑하는 과일인데, 창원(맑은내일 소재지)과 창녕(우포의 아침 소재지)이 있는 경남이 최대산지다. 그런데, 이 제품은 우포의 아침이 아닌, ‘형제 회사’인 맑은내일이 만든 제품이다. 창녕에 있는 양조장 ‘우포의 아침’은 2008년 람사르 총회를 계기로 설립됐고, 이에앞서 2006년 설립된 기업이 맑은내일이다. 2개 회사 모두 현재 술을 생산하고 있는데, 막걸리 비중이 높은 회사가 맑은내일이고, 우포의아침은 약주, 청주, 증류주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박중협 대표를 경남 창녕의 ‘우포의 아침’ 공장에서 만나, 먼저 단감 브랜디 ‘하늘 아래서’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물었다. “단감 브랜디 얘기를 하기 전에 단감와인 개발 스토리부터 말하고 싶다. 단감은 창녕이 최대산지인데, 2008년에 이상한파로 단감의 상품성이 크게 떨어졌다. 단감은 당도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가급적 늦게 수확하는데, 그해 수확을 앞두고 기온이 뚝 떨어져 단감이 약간 얼어, 팔지 못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그래서 단감 농가 사정을 감안해, 시장에 내다팔지 못하는 단감을 대량 구입해, 단감와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는 지금과 달리, 회사 규모가 작았고, 급하게 만든 단감와인을 제대로 판매할 능력이 안됐다. 그러다, 2021년에 다시 알코올 도수 7도의 단감와인 ‘단감명작’을 재출시했고, 시장 반응도 좋았다. 이에 힘입어 단감 브랜디 ‘하늘 아래서’를 새로 내놓게 됐다. 가격은 1만5,000원이다. 24도 제품이 먼저 나왔고, 추가로 17도, 40도(오크) 제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셀럽과의 콜라보 제품은 ‘하늘 아래서’가 처음이 아니다. 작년에 의리남 배우 김보성과 함께 16.5도 소주 ‘의리남’을 내놓았고, 앞으로도 여러 셀럽 콜라보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현재 생산 중인 술 제품은 몇종인가? “우포의 아침, 맑은내일 2개 회사 제품을 포함해, 50종 정도 된다. 막걸리가 10여종, 청주-약주가 너덧종, 과실주도 3종, 증류주는 올해 나올 제품 포함하면 10종 정도 된다.” 우포의 아침(맑은내일) 주요 제품들. 왼쪽부터 빛소주 24, 맑은내일 유자, 조선주조사, 단감명작, 운암1945, 빛소주 32. /박순욱 기자 -작년에 우포의 아침(맑은내일 포함) 술 매출은 약 50억원이었다. 매출 규모에 비해 술 종류가 너무 많지 않나? “현재 4공장 체제를 갖춘 규모이기 때문에, 한두가지 제품에만 올인하기 어렵다. 더군다나 최근 술 소비 트렌드가 빨리 바뀌고 있다. 코로나 이후 홈술, 혼술 음주문화가 정작화됨에 따라 ‘개성있는 술’을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측면에서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것이 ‘시장의 흐름’에도 부응한다고 여긴다. 제품 종류가 많은 또 하나의 이유는, 전적으로 지역농산물로 술을 만들기 때문이다. 창녕, 창원에는 쌀뿐 아니라 단감, 양파, 호박 등 특산물이 많다. 이런 지역농산물을 활용해, 트렌드에 맞는 제품을 내놓음으로써, 기업의 가치를 높이려는 활동을 쉬지 않고 하고 있다.” |